2014년 수능 영어 오답률 1위 35번 문제 풀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 영역 B형의 35번 문제는 3점 짜리 빈 칸 채워넣기지만 오답률이 86프로에 달해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오지선다를 찍어서 맞출 확률은 20프로니까 찍는 것보다 어려웠다는 얘기다.

다음은 문제 전문이다. 재미로 풀어 보시라예. 답은 맨 아래에 있다.

Mathematics will attract those it can attract, but it will do nothing to overcome the resistance to science. Science is universal in principle but in practice it speaks to very few. Mathematics may be considered a communication skill of the highest type, frictionless so to speak; and at the opposite pole from mathematics, the fruits of science show the practical benefits of science without the use of words. But as we have seen, those fruits are ambivalent. Science as science does not speak; ideally, all scientific concepts are mathematized when scientists communicate with one another, and when science displays its products to non-scientists it need not, and indeed is not able to, resort to salesmanship. When science speaks to others it is no longer science, and the scientist becomes or has to hire a publicist who dilutes the exactness of mathematics. In doing so the scientist reverses his drive toward mathematical exactness in favor of rhetorical vagueness and metaphor, thus . [3점]

  1. degrading his ability to use the scientific language needed for good salesmanship
  2. surmounting the barrier to science by associating science with mathematics
  3. inevitably making others who are unskillful in mathematics hostile to science
  4. neglecting his duty of bridging the gap between science and the public
  5. violating the code of intellectual conduct that defines him as a scientist

출제자의 명치를 쎄게 때리고 싶게 만드는 이 지문은 사실 故Harvey C. Mansfield 하버드대 교수가 The New Atlantis라는 사회, 기술 학술지에 기고한 Science and Non-Science in Liberal Education라는 글에서 발췌해 마지막 절을 빈 칸으로 바꾼 것이다.

고딩들이 보는 시험에 전문 학술지의 글을 인용하는 건 뭐하자는 플레이인가? 수능 다시 보는 대졸들도 있잖아.

번역

번역을 하면 좀 난이도가 내려가기는 하지만 지문은 여전히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고 있다.-_-;;; 아래는 번역 전문이다.

수학은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들만 끌어들이지 과학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 원칙적으로는 과학은 보편적이지만 실상에서는 소수의 사람들만 이해한다. 수학은 말하자면 마찰이 없는, 가장 높은 단계의 의사 소통 능력이라고 볼 수 있고, 수학의 반대편에서 과학의 열매는 과학의 실질적인 혜택을 말을 하지 않고도 보여 준다.

하지만 보았듯이 이 열매는 양면적이다. 과학으로써 과학은 말이 없다. 이상적인 모습은 모든 과학적 개념이 과학자들이 서로 소통할 때 수학화되고 과학이 결과물을 비과학자에게 보여줄 때에는 영업력에 의존할 필요도, 의존할 수도 없어야 하는 것이다.

과학이 다른 학문과 말할 때 더 이상 과학이 아니게 되고, 과학자는 수학의 정확성을 희석시키는 홍보요원이 되거나 홍보요원을 고용해야 한다. 그러면서 과학자는 수사적인 모호함과 은유를 위해 수학적 정확성으로부터 역행하게 되고 .

  1. 좋은 영업력에 필요한 과학적 언어를 쓰는 능력을 감퇴시킨다.
  2. 과학과 수학을 연계시킴으로써 과학의 장벽을 극복하게 된다.
  3. 수학에 소질이 없는 사람들을 부득불 과학을 적대시하게 만든다.
  4. 과학과 대중사이의 간극을 메꾸는 의무를 소홀히하게 된다.
  5. 자신이 과학자인 이유인 지적 행동강령을 위반하게 된다.

풀이

원문이 매우 현학적이고 추상적이라 글쓴이가 뭔 소리를 하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무슨 영화 평론보는 것 같다.

1, 2, 3은 전혀 문맥에 맞지 않으므로 4와 5만 남는다. 하지만 홍보요원의 일이 과학과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대중의 간극을 메꾸는 것이기 때문에 4번은 모순된다. 게다가 글쓴이는 이전 문장에서 과학적 개념은 수학화돼야 한다, 비과학자(대중)를 위해 포장해서는 안 된다는 등 과학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강조했기 때문에 5번이 문맥상 맞는다. 따라서 정답은 5번.

보시다시피 번역을 해도 난해하기 때문에 영어 뿐만 아니라, 논리력도 있어야 한다.

충분히 시간을 갖고 풀라고 하면 풀 수도 있겠지만... 수능에서 문제 하나에 5분 이상을 잡고 있을 수가 없는데, 그것도 고딩보고 어떻게 이런 문제를 풀라는 건지.-_-;;;;;

수능 영어 강사들도 이 문제는 헤멨다고 카더라. 필자가 영어 원어민인 직장 동료 둘에게 문제를 보여 줬는데 둘 다 틀렸다.(...)

난해한 원문에 빈 칸을 채워 넣는 게 얼마나 변별력이 있다고 이런 문제를 내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글이 도움이 됐으면 공감 부탁드려요!